본문으로 가기 주메뉴로 가기 카피라이트로 가기

보도자료

[국민일보] 암이라는 ‘버거운 짐’ 서로 나눠 들자-유방암센터 노우철

2015-06-15 조회수 1419 언론보도 보기


진료실 창문 너머 풍경이 짙푸른 녹음으로 한 폭의 그림과 같다. 여름이 막 시작되려는 이맘때면 생각나는 환자가 있다.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병실환자 회진을 하고 있는데, 응급실에서 다급한 목소리로 전공의가 연락을 했다. 응급실에 들어서니 연락한 환자로 짐작되는 50대 여성의 주변으로 의료진들이 응급처치를 하며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었다.
 
환자는 오른쪽 유방과 겨드랑이의 피부를 뚫고 나온 암 덩어리에서 진물이 끊임없이 흘러내리고 있었으며, 얼굴은 심한 통증으로 일그러져있었다.  

환자는 보호자도 없이 혼자 지내왔으며 치료비 때문에 병원 올 엄두를 못 내고 있었는데, 최근 들어 암 부위의 극심한 통증과 상처로 부랴부랴 본원의 응급실을 찾았다.  

당시 환자는 굉장히 불안해하고 있었으며, 의료진에게 예민한 반응을 보였다. 하지만 본원의 사회사업실 등의 협조로 치료비 지원이 가능하고, 종양의 크기가 크지만 다른 장기에는 전이가 없어 치료가 가능하다는 사실을 알리자 점차 마음의 문을 열었다.  

처음에 의료진은 환자의 상태를 보고 전신전이가 동반된 유방암 4기로 생각했다.

검사 결과 암은 크기가 20cm이상이었으나, 유방암의 여러 종류 중 치료결과가 좋은 점액성 유방암으로 진단됐고, 심한 겨드랑이 임파절 전이는 있지만 다른 장기에는 전이가 없어 유방암 3기 후반이라고 판단했다.

의료진은 일단 암 덩어리의 크기를 줄이기 위해 항암치료를 먼저 시행했으나, 큰 효과를 보지 못했다. 이에 환자가 폐경 전 상태이며, 여성 호르몬인 에스트로겐 수용체에 강한 양성을 띠는 점액성 유방암 환자이므로 에스트로겐을 차단하는 약물인 타목시펜을 투여하고, 난소 절제술까지 고려해보았지만 역시 효과가 없었다.

고심 끝에 유방암센터에서는 외과를 비롯해 영상의학과, 병리과, 방사선종양학과 의료진들과의 상의를 통해 방사선치료를 함께 시행하기로 했다.  

다행히 환자는 방사선치료 효과가 좋아 암 크기를 많이 줄여 처음엔 불가능하리라 여겨졌던 수술까지 성공적으로 마쳤다. 환자는 현재 외래에서 경구복용 호르몬치료만 시행하면서 재발없이 정기검진을 위해 내원하고 있다.

환자는 처음 응급실을 찾았을 때의 충격적인 모습은 간데없이 유방암 치료 후 살고자하는 의욕을 되찾아 생업에도 열심히 종사하고 있다. 

유방암 환자들을 진료하다 보면 경제적인 이유로 이미 암이 많이 진행된 상태로 진료실을 찾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자격요건만 갖춘다면 진료비를 지원받을 수 있는 다양한 방법들이 있으므로 적극적으로 도움을 요청해야한다. 

암 진단은 예전처럼 사형선고가 아니며, 암은 혼자 감당해야하는 아픔도 아니다. 옛 말에 백짓장도 맞들면 낫다는 말이 있다. 암환자는 해당기관을 비롯하여 가족과 친지, 친구 등 주변의 도움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여 이들과 함께 ‘암’이라는 버거운 짐을 나누어 든다면 암과의 긴 여정이 훨씬 수월해질 것이다.

노우철 원자력병원 유방암센터장
  • 현재 페이지의 화면이 이해하기 쉽게 구성되어 사용하기에 편리합니까?
  • 현재 페이지에서 원하는 기능이 충분히 제공되었습니까?
  • 사용자가 원하는 페이지를 쉽게 찾을 수 있었습니까?

평가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