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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보도

[국민일보] 완치를 향한 위대한 도전, 가능성을 높여주는 용기-흉부외과 이해원

2015-04-20 조회수 1254 언론보도 보기


치료를 포기했다는 환자가 진료실을 찾았다. 다니던 병원에서 말기 폐암 진단을 받고 많이 진행됐다는 이야기에 넋을 놓고 있었는데, 아무래도 혹시나 하는 마음을 버릴 수가 없었다고 했다. 이전에 촬영한 CT 사진을 살펴보니 오른 쪽 폐에 세 개의 암 덩어리가 있었고, 대정맥에 한 개가 침범해 있었다. 완치율이 10%미만으로 보고되는 3기 후반의 폐암이었다. 
 
병기가 좋지 않았기 때문에 희망적인 설명을 하기는 물론 어려웠다. 환자는 그나마 몇 가지 치료에 긍정적인 측면도 가지고 있었는데, 대정맥 침범은 있지만 수술이 가능한 수준이었고, 여러 개의 폐암 덩어리가 같은 쪽의 폐에 있어 전신에 암이 퍼져 있는 경우보다는 치료의 가능성이 조금 더 높았다. 이런 점을 구체적으로 이야기했고, 환자가 보이는 삶에 대한 강한 의지는 우리 진료팀도 느낄 수가 있었다. 

처음부터 수술을 하는 것보다 항암화학요법과 방사선치료를 먼저 시행하고 반응을 본 후 수술을 진행하기로 했다. 일반적으로 환자들은 항암화학요법과 방사선치료를 받고 나서 전신상태가 나빠져 수술하기 힘들어지는 경우도 흔히 있어 걱정이 됐다. 하지만 50대 초반의 이 환자는 약 5주간의 항암화학요법과 방사선치료를 받고 종양의 크기가 많이 줄었고, 힘든 치료도 잘 견뎠다. 이 후 치료 절차에 따라 여러 개의 폐암 덩어리가 있는 오른쪽 폐를 전부 절제했고, 대정맥에 침범된 부분도 같이 절제해 성공적으로 수술을 마쳤다.

폐 절제술을 받고 나면 수술 후 상당기간 폐가 제 기능을 하지 못하는 합병증이 발생할 확률이 높으며 이는 치명적일 수밖에 없다. 때문에 의료진들은 수술 후 중환자실에서 이틀 이상 주의 깊게 상태를 관찰하고 호흡기능을 관리했다. 환자는 다행히 어려운 고비를 잘 넘겼고 10년 째 정기검진을 위해 본원을 방문하고 있다.

매일같이 암환자들을 진료하다 보면 이미 암이 많이 진행되어 완치나 정상적인 생활은 꿈도 꿀 수 없는 환자들도 자주 만나게 된다. 더구나 폐암의 완치율이나 생존율이 높지 않다는 사실이 널리 알려져 있기 때문에 치료에 선뜻 용기를 내지 못하는 사람도 많다.  

앞서 이야기한 완치 환자는 지금 생각해도 감당하기 몹시 어려운 상태였다. 말기 폐암환자의 경우 항암화학요법과 방사선치료의 동시요법 성공으로 수술까지 진행할 수 있는 경우는 60% 정도이고, 폐 절제술 후 심각한 합병증 발생률은 30%이상이다. 또한 이런 과정을 무사히 마쳐도 재발하는 경우가 70%에 이르기 때문이다.

놀라운 치료결과를 접할 때마다 암과 싸워 이기는 과정도 ‘진인사대천명(盡人事待天命)’의 자세와 닮아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최선을 다한 뒤에 하늘의 뜻을 기다리라는, 노력을 강조한 문구처럼 삶에 대한 의지와 열정으로 어려운 투병 과정에서 최선을 다해 버티고 견뎌내는 노력이 실낱같은 가능성을 완치의 해피엔딩으로 이끄는 게 아닐까.  

이해원 원자력병원 폐암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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