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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도자료

[국민일보] 암 수술 여덟번 했던 ‘철의 여인’-산부인과 유상영

2015-07-20 조회수 954 언론보도 보기



환자가 같은 부위에 여덟 번 수술을 하는 것은 환자뿐만 아니라 의사에게도 쉬운 결정은 아니다. 의사의 수술효과에 대한 확신과 환자의 의사에 대한 신뢰 없이는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난소암 진단 후 여덟 번이나 재발했으나 의사의 결정을 믿고 지금까지도 열심히 치료하며 씩씩하게 살아가고 있는 환자 한 분을 소개하고자 한다.  
 
난소암은 여러 가지 측면에서 환자와 가족들에게 고통을 안겨주는 것으로 악명이 높다. 대부분 복강 전체에 암이 퍼진 상태에서 발견되고, 수술과 항암치료로 약 80%의 암이 제거되지만 재발이 자주 일어난다. 재발은 대부분 처음 암이 있던 복강 내에 발생하게 된다. 그래서 재발할 경우 처음 진단 때와 같은 상황에 처하게 된다.  

환자는 10년 전 난소암 3기로 타병원에서 1차 수술 및 항암치료를 받아 종양이 완전히 없어졌으나, 이후 2년이 조금 안 돼 재발해 절박한 심정으로 본원 외래를 찾아왔다. 검사 결과 암은 간과 비장 주변까지 퍼져 있었고 복부와 함께 폐에도 물이 차 있었다. 수술로도 100% 암절제를 장담할 수는 없는 상황이었지만 환자는 수술에 동의했고, 장장 10시간이 넘는 수술로 완전 절제를 했다. 이후 육안 상으로 보이지 않는 종양세포를 제거하기 위해 항암치료를 약 1년간 시행했고, 2년간 무병 상태를 유지할 수 있었다.

하지만 다시 재발이 확인되었고 이전과 유사한 상황이 됐다. 3년에 걸친 기간 동안 이미 환자는 의사에 대해 강한 신뢰감을 가지고 있었고, 3차 수술을 권유하자 망설임 없이 동의했다. 비장과 대장을 절제하는 큰 수술을 통해 이번에도 완전 절제를 시행했다. 이후 유사한 상황이 반복됐고 결국 매년 한 번씩 개복 수술을 하게 됐다. 환자는 본원에서 일곱 번의 수술을 받았고 타병원에서 시행한 첫 번째 수술을 포함하면 총 여덟 번의 수술을 받은 것이다. 여러 번의 수술로 환자의 배에는 세로로 딱딱한 흉터가 있으며 그 아래에는 정상적으로 있어야 할 피하지방 없이 바로 복강이 접해 있다.  

환자는 여덟 번의 수술 외에도 셀 수 없이 많은 항암치료를 받았다. 현재 복강 내에 작은 크기의 종양이 있으나 증상이 없어 항암치료는 하지 않고 있다. 언젠가 정기검진으로 내원한 환자에게 물어본 적이 있다.

“또 수술하자고 하면 하시겠어요?” 환자는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대답했다. “선생님이 하자고 하면 해야죠. 10년 동안 입퇴원을 반복하면서 지켜보니 난소암 재발로 저만큼 오래 산 사람은 한 명도 못 봤어요. 몇 번씩 수술하자고 하면 그냥 포기하더라구요.” 

다른 암과 달리 난소암은 뇌, 간, 폐와 같은 생명 유지에 결정적인 장기로는 잘 전이하지 않는다. 복강 내에서 주로 재발하고 심할 경우 장폐색을 일으켜 아무것도 먹지 못해 결국 사망하게 된다. 하지만 다시 생각하면 복강 내 종양만 잘 조절하면 생존 연장이 충분히 가능한 암이기도 하다. 난소암이 재발했다 하더라도 종양 완전 절제가 가능하다면 생존 연장을 기대할 수 있다. 

인간관계에 있어 신뢰는 기본이다. 하물며 내 생사를 결정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의사에 대한 신뢰는 말해서 무엇 하겠는가. 암이 재발하더라도 의료진에 대한 신뢰로 치료의 용기를 낸다면 길고 긴 인생여정에서 암 수술 몇 번 쯤은 어렵지 않게 결정할 수 있을 것이다.  

유상영 원자력병원 자궁암·난소암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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