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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보도

'암을 이긴 사람들' 장기생존 환자 원자력의학원서 만남 행사

2006-12-22 조회수 465





“병원에서 수술하고 같이 항암치료 받았던 사람들을 많이 사귀었습니다. 누님 하고 부르던 사람도, 집에까지 왕래했던 사람도 있었지요. 그런데 그 사람들 다 가고 저만 남았습니다.”



의학이 아무리 발전해도 암은 여전히 정복이 어려운 질병이다. 진단이 곧 사망선고로 이어지거나, 치료가 잘 된 것 같아도 몇 년 뒤 재발로 목숨을 잃는 경우가 적지 않다. 하지만 그 가운데서도 10년, 15년째 암은 잊은 채 끄덕 없이 살아가는 사람들이 있어 환자들에게 ‘암 완치’의 희망을 불어넣어준다. 원자력의학원은 21일 10년 이상 장기생존한 암환자 15명을 초청, 무료 건강검진을 해주고 환자들을 치료한 의료진과의 만남 행사를 가졌다.



10년 전 대장암 수술을 받은 김동곤(50·서울 동대문구 이문1동)씨는 이제 산악계에서 유명한 암벽등반가로 통한다. 건강을 지키기 위해 운동을 시작한 그는 웬만한 국내 암벽코스를 두루 섭렵했을 정도로 전문가가 됐다. 그는 암 극복의 비결을 철저한 몸관리라고 믿는다. “튀김요, 10년 동안 한 조각도 안 먹었습니다. 암벽등반은 전문가 다 됐고요. 저승 문턱까지 갔다 왔는데 그 정도 못 하겠습니까?” 다음카페에 자신의 암 투병기를 올린 것이 인터넷을 통해 알려지면서 김씨는 전국 각지에서 몰려드는 암 환자들의 질문에 응답하는 상담역할을 하고 있다. 자신을 수술한 외과 황대용 과장에 대한 자랑도 빼놓지 않는다.



박승웅(68·경기 수원시)씨는 후두암 수술을 받은 지 벌써 24년이 됐다. 겉으로 봐선 전혀 암 환자처럼 보이지 않지만 말을 하기 시작하면 그의 쇳소리가 암의 흔적을 보여준다. 성대를 절제해야 하는 후두암 환자들은 수술 후 말소리가 잘 안 난다. 하지만 박씨는 식도를 이용해 말을 하는 발성법을 훈련 받았고, 현재 매주 2번씩 원자력의학원에 나와 식도발성법 교육 자원봉사를 하고 있다. 같은 처지의 환자들에게는 가장 효과적인 본보기가 된다.



“어머니가 7남매를 낳고 어린 동생들을 나한테 맡겨놓고 서른 둘에 돌아가셨어요. 저도 서른 둘에 암 진단을 받고 죽는 줄 알았죠.” 전순환(55·여·서울 서초구 방배동)씨는 13년 전 직장암 수술을 받았다. “아침에 애 낳고 점심에 양말 꿰맬 정도로 부지런했다”는 전씨가 시름시름 기운을 잃고 쓰러진 것은 암 때문이었다. 하지만 다행히 암은 초기였고 수술만으로 지금까지 건강하게 지내고 있다. 전씨는 “동생들 기르고 사는 게 너무 바빠 암 수술 후에도 내 몸에 특별히 신경 쓴 게 없다”며 덤덤한 투병기를 밝혔다.



폐암 수술을 받은 지 12년이 된 김헌삼(69· 경기 평택시)씨는 수술한 지 얼마 지나지 않은 61세 때 아들을 얻어 노익장을 과시했다. 아직도 일을 하면서 8세 아들을 키우는 그는 긍정적이고 낙관적인 태도로 제2의 삶을 사는 완치 암 환자의 전형인 셈이다.



행사를 주관한 박종훈 정형외과 과장은 “개원 43주년을 맞은 원자력의학원은 암 전문 병원으로 가장 많은 장기 생존 환자를 자랑하고 있다”며 “완치 암 환자들의 모임은 현재 투병하는 암 환자들에게 큰 희망을 불어넣어 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암 완치에 가장 중요한 것은 당연히 암의 조기 발견이지만, 환자가 긍정적인 태도를 갖고 적극적으로 치료에 임하는 것 또한 매우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암 치료 후 환자들은 스스로 철저하게 건강을 관리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때로는 의사들이 보기에도 과도하다 싶을 성도다. 박 과장은 “암의 조기 발견을 위해 평소 건강검진에 신경을 쓰고, 긍정적인 태도로 치료에 임하는 게 암을 극복하는 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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